by 주민영 | 2011. 03.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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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현지시간) 아이패드2 발표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아이패드2에 추가된 새로운 기능 뿐만이 아니다. 애플은 신형 아이패드의 가격을 전작과 동일하게 유지하며, 고스펙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안드로이드 3.0(허니콤) 태블릿 진영에 직격탄을 날렸다.

499달러부터 시작하는 아이패드의 가격은 1년 전, 애플이 아이패드를 처음으로 선보였을 때에도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만 해도 아이패드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기 때문에 애플이 아이패드를 처음 발표했던 2010년 1월 27일 아침, 애플 주가는 관망세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러나 행사 말미에 가격이 공개되자 주가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아이패드 이전에도 태블릿 PC가 있긴 있었다. 그러나 윈도우 기반의 태블릿 PC는, 성능은 논외로 치더라도, 가격이 보통 200만 원을 호가했기 때문에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반면, 아이패드는 불과 1년도 되기 전에 1천500만 대나 팔려나가며, ‘태블릿’이라는 시장을 새롭게 개척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아이패드의 성공에는 안정적인 운영체제와 뛰어난 성능, 풍부한 에코시스템 뿐만 아니라 저렴한 가격이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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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2 가격은 499 달러부터 시작한다(애플 기조연설 화면 캡쳐)

그런데 첫 작품에서 파격적이라고 인식됐던 가격이 1년 후, 아이패드2에서도 동일하게 유지됐다. 아이패드2는 듀얼코어 프로세서와 2개의 카메라, 자이로스코프 등 다양한 부품이 추가되고 두께와 무게를 줄이기 위해 하드웨어 디자인도 대폭 변경됐지만, 가격은 그대로다.

마치 애플은 허니콤 태블릿을 개발하고 있는 경쟁 업체들을 향해 “이 가격에 맞출 수 있겠어?”라며 새로운 과제를 던지는 듯 했다. 앞으로 등장할 허니콤 태블릿들은 가격이 공개되는 순간 아이패드2의 가격과 비교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버라이즌을 통해 공개된 바에 따르면 모토로라의 야심작 ‘줌(XOOM)’의 가격은 799달러로 알려졌으며, LG전자 옵티머스 패드(미국 출시명 G-슬레이트)는 미국에서 699달러에 예약 가입을 받고 있다. 듀얼코어 프로세서 등 최신 사양에 모두 맞추면서 와이파이 모델 499달러, 3G 모델 629달러부터 시작되는 아이패드2보다 저렴한 가격에 출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저사양으로 맞춘 중국산 화이트박스 제품이라면 10만원 대도 가능하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과연 애플은 어떻게 더 많은 기능을 추가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아이패드2 가격의 비밀은 단일 모델로 승부를 보는 전략예측 가능한 물량에 있다. 애플은 전작 아이패드를 통해 1천 500만 대의 태블릿 물량을 판매한 경험이 있으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패드2의 부품을 조달할 때에도 어느 정도는 예측 가능한 선에서 대량 주문이 가능한 것이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나 삼성전자 등 부품 공급업체에 부품을 공급받을 때 선지급금을 지급하고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전략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기관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삼성전자로부터 총 78억 달러의 부품을 구입해 소니를 제치고 삼성전자의 최대 구매고객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됐다.

단일 모델이라는 장점과 판매량에 대한 자신감은 안정적으로 부품을 공급받으면서도 제조 단가를 낮출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온다. 지금까지 애플을 제외한 그 어느 업체도 단일 태블릿 모델로 연간 1천 500만 대에 달하는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지난해 애플의 태블릿 시장 점유율은 90%에 달한다. 휴대폰 시장에서는 ‘텐밀리언 셀러’가 종종 등장하기도 하지만, 태블릿 시장에서는 아이패드가 유일하다.

지난 2일 발표 행사에 깜짝 등장한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허니콤 기반 태블릿 PC를 두고 ‘모방자(copycat)’라며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2011년도 아이패드2의 해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는데, 직접 말을 꺼내지는 않았지만, 내심 “가격까지 모방할 수 있는지 한 번 보자”고 말하는 듯 했다. 돈 주고도 당장 살 수 없는 6만 5천 개의 전용 앱을 구비한 에코시스템은 논외로 치더라도 말이다.

허니콤 태블릿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경쟁 업체들이 고민하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는 듯하다. 만약 소비자들이 예상보다 더 저렴한 가격에 허니콤 태블릿을 만나볼 수 있게 된다면 모두 아이패드2 덕분이다. 다른 경쟁상대에 비해 출시 시점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는 삼성전자는 주판알 튕기기에 정신이 없을 것 같다. 화면 키우고 성능도 키워서 고가에 팔아보려고 했는데 이런 가격표를 들고 나왔으니 말이다. 그나마 아직 가격을 공개하지 않았으니 모토로라나 LG전자에 비해서는 유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얼마에 갤럭시 탭 10.1을 선보일 지 지켜보는 것도 태블릿 시장의 재밌는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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