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전기차 ‘볼트’의 굴욕
김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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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한국서 보조금 대상 안돼 판매 일정도 못 잡아

미국 전기차의 대표주자인 GM ‘볼트’(사진)가 한국시장에서는 판매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빠져 한국 판매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 미국시장에서는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훨훨 날고 있지만 한국시장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GM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우리 정부의 높은 문턱을 넘어야 하지만 “수입차 좋은 일 시킬 필요 있느냐”는 정부의 생각을 바꾸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GM은 27~28일 인천 청라주행시험장에서 볼트의 시승행사를 열었다. 볼트는 지난해 12월 미국시장에 첫선을 보인 이래 올 3월까지 1536대가 팔렸다. 올 1월 북미 국제오토쇼에서는 ‘올해의 차’로 선정돼 품질에 대한 검증도 끝났다.

한국GM이 이번 시승회를 가진 것은 국내 소비자들에게 볼트를 소개할 목적도 있지만 무엇보다 한국 정부를 향한 무언의 항의시위 성격도 있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전기차 보조금 지침에 따르면 볼트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100% 전기차가 아니기 때문이다. 볼트는 초반 80㎞는 배터리로 운행하는 순수 전기차지만 배터리가 소진되면 가솔린 엔진이발전기를 돌려 발생한 전기로운행하는 시스템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볼트가 보조금 심사대상도 안된다는 입장이다.

볼트에 보조금을 허용하면 모든 수혜를 볼트가 쓸어가 국내 전기차산업의 발전을 막는 결과가 초래될 것을 우려한 측면도 있다. 현재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경쟁력 있는 전기차를 양산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볼트가 100% 전기차인 닛산 ‘리프’처럼 1대당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GM으로서는 한국 정부의 처사에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한국GM은 “정부의 저탄소녹색성장 기조에 부합하는 다양한 전기차 보급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며 자세를 한껏 낮췄다. 시간을 두고 정부를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한국GM은 18일 볼트를 주한 미국대사관에 전달해 시험운행을 했다. 볼트의 한국 내 판매에 미국 정부가 ‘협조’해줄 것을 간접적으로 요청한 셈이다. 한국GM은 관련 부처 공무원에 대한 시승행사도 계획하고 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104282157485&code=92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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