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권 (홈페이지)
2011-08-26 09:29:54  |  조회 : 3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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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Apple works: Inside the world's biggest startup

By Adam Lashinsky, Sr. Editor at Large May 9, 2011: 5:00 AM ET

from Steve Jobs down to the janitor: How America's most successful -- and most secretive -- big company really operates.

애플은
좀처럼 실패하지 않는다. 그런데 실패를 하게 될 경우, 1 Infinite Loop 빌딩에 폭풍우가 몰아치게 된다. 2008년 여름, 애플은 3-세대 통신망에서 돌아가는 아이폰 1세대와 함께, 기업 사용자들이 블렉베리 스마트폰에서 좋아하는 기능인 이메일 싱크 기능을 제공하기로 되어 있는 모블미(MobileMe)도 같이 선보였었다. 그런데 이 모블미의 실적이 신통치 않았다. 사라진 이메일에 대한 불만과 함께 싱크 문제도 없지 않았다. 리뷰도 아이폰에 대해서는 칭송 일색이었지만 모블미에 대해서는 비판 일색이었다.
스티브 잡스는 관대한 인물이 아니다. 모블미를 소개하는 이벤트가 끝나자마자 그는 모블미 팀을 소환했다. 애플 캠퍼스 빌딩 4의 Town Hall 강당에 모이게 했다. 이 강당은 애플이 저널리스트들에게만 제품을 선보일 때 사용하는 장소다. 당시 이 소집에 갔던 참여자의 증언을 들어보자. 잡스는 여느 때처럼 검정색 터틀넥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채 걸어들어와서 두 손을 깍지 끼고는,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모블미가 도대체 뭔지 알려줄 분 있습니까?"
만족스러워 할 만한 답이 나오자 이번에는 다른 질문이 나왔다.
"그러면 도대체 그게 왜 안 된대?"
30여분간 잡스의 질책이 이어졌다.
"여러분이 애플의 명예를 더럽혔어요. 서로 실망시켰으니, 서로 증오해야 합니다."
잡스는 대중적인 창피감에 특히 분노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전자기기 컬럼니스트인 월트 모스버그(Walt Mossberg)도 모블미를 비난했었다.
"우리의 친구였던 모스버그가 더 이상 우리를 잘 말해주지 않고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잡스는 모블미 그룹 책임자를 교체했다.
모블미의 실패를 다루는 잡스의 방식은 애플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보여주는 몇 안 되는 사례이다. 애플을 좋아하는 이들에 따르면, 애플은 웡카(Wonka)의 초콜릿 공장 방식으로 돌아간다. 수수께끼스럽지만 훌륭한 제품이 나오는 황홀한 곳이라는 식이다. 그런 비유는 물론 맞지만, 애플은 낭혹하고 가차 없으며 책임감이 상당히 센 기업이기도 하다. 결정도 신속하며, 최상단에서 메시지가 분명하게 내려오는 곳이기도 하다. (잡스의 질책 이후, 모블미 팀 다수는 쫓겨났고, 남아 있는 사람들은 결국 모블미를 잡스가 요구하는대로 만들게 된다.)
애플의 인정사정 없는 문화는 사실 모든 기업체에서 좋아할 만한 주제이다. 대관절, 5만 명이 넘는 직원, 1천억 달러가 넘는 수입, 60%가 넘는 성장률을 가진 애플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일까? 어떻게 그리도 히트작을 여달아 낼까? 애플이 답하고 싶지 않을 질문이다. 지난 1월,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이 애플의 COO 팀 쿡에게 애플이 어느 정도까지 장기 전략을 갖고 있는지 물어 봤을 때, 쿡은 교묘하게 답변을 회피했다.
"글쎄요. 그것도 애플이 가진 마술의 일부죠. 아무에게도 우리 마술을 알리고 싶지 않습니다. 누군가 복제하게 될 테니까요."
마술사가 자기 트릭을 공개하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와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어떻게 마술이 되는지 이해하는 것까지 금지되지는 않았다. 본지는 지난 수개월간 전현직 애플 직원들을 인터뷰하여 애플 내부의 일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취재해 봤다. 물론 징계가 두려워 기록에 남기기로 동의한 직원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전직 애플 직원들의 경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그들은 전통적인 기업들을 조롱하고 있다. 애플이 전형적인 대형 전자기업체라기보다는 신생 첨단기술 업체처럼 돌아가기 때문이다.
애플의 창업정신이 유지 가능한지, 아니면 스티브 잡스의 의지에 따른 결과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이 의문이야말로 애플이 어떻게 돌아가느냐에 대한 답이다. 애플 지원들과 인터뷰를 나누다 보면, 시작점이 잡스가 아니더라도 결국은 잡스 이야기가 나오게 된다. 애플 내부의 창조적인 과정은 끊임 없이 준비하고 있는 보스에게서 나온다는 의미다. 잡스는 애플의 보스이자, 보스 중의 보스이다. 그는 중요한 결정을 혼자 내리는 독재자이지만 칭송받고 있는 존재이며, 직원 출퇴근을 위한 샌프란시스코 왕복 셔틀버스의 디자인에서부터 카페테리아에 무슨 음식을 갖다 놓을지까지도 잡스가 결정한다.
즉, 회사 내부 속속들이를 잡스가 모두 관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가 없을 때 모든 것이 달라지리라는 사실을 그가 모르고 있지는 않다. 7년간 그는 병가를 세 번 떠났으며, 생소한 형태의 췌장암에 걸리고 간이식 수술도 받았었다. 그가 없으면 그의 존재는 더욱 더 부각될 것이다. 현재 그는 병가를 떠난 상태이지만, 지금도 물론 애플의 중요한 일에는 그가 관여하고 있다. 가령 아이폰 사용자의 위치를 추적한다는 주장 때문에 발생한 로케이션게이트(Locationgate) 문제에 대해 언론에 답변할 때, 잡스가 관여한다. 그리고 보다 전략적인 수준에서 잡스는 자신의 경영방식을 시스템화시키는 데에 특히 집중하고 있는 중이다. 잡스 하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그러니까 디테일에 대한 집중이나 비밀주의, 끊임 없는 피드백을 향후 애플의 업무 프로세스에 합치는 일이 그의 임무다.
종종 스티브 잡스를 예수 그리스도에 비유할 때가 있다. (증거물 A, 앨런 도이치맨(Alan Deutschman)의 11년 된 잡스 평전, The Second Coming of Steve Jobs) 정말 그러하다. 선지자께서 어린 양떼들을 이끌고 우화를 알려줄 때가 있으니 말이다. 가령 "청소부와 상무(VP)의 차이점" 우화를 알아 보자. 잡스는 자기 사무실 쓰레기통이 치워져 있지 않을 때를 상정한다. 그리고 청소부에게 어째서냐고 묻는다. 열쇠가 바뀌었다거나 열쇠를 갖고 있지 않는 경우라면 용서를 받을 수 있다. 꼭 해야 할 일을 못 할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식으로 청소부는 열심히 해명을 하는데, 윗사람들은 그러지 않는다. 새로이 상무를 임명할 때마다 잡스는 이런 식으로 말한다.
"당신이 청소부라면, 이유를 말해야 합니다. 그런데 청소부에서 CEO 사이 어딘가부터는 이유가 중요하지 않아요. 책임을 져야 하는 바로 그 지점이 상무입니다." (애플의 상무는 약 70명으로서, 소매점을 뺄 경우 애플의 직원 수는 2만 5천 명 정도 된다.)

잡스의 이너서클이다. 왼쪽부터 조나단 아이브, 필 실러, 에디 큐, 스콧 포스탈이 보인다. 2010년 애플 캠퍼스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잡스는 책임의 문화를 주입시키려 하고 있다. 매주 회의를 주관하여 전체 회사의 방향을 결정내리는 식이다. 월요일만 되면, 잡스는 경영팀과 만나 실적과 전략을 논의하거나 중요한 프로젝트 거의 모두를 검토한다. 그리고 수요일이 되면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회의를 갖는다. 2008년, 잡스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단순성이 분명함을 낳는다고 말했다.
"월요일만 되면 전체 사업을 검토합니다. 개발중인 모든 제품을 하나 하나 돌아보고 어젠다를 세우죠. 지난 주와 이번 주는 80% 가량이 같아요. 이 작업을 매주 하죠. 애플에 이런 정형화된 절차가 많지는 않지만 항상 되풀이하는 것이 없지 않습니다. 그 중 하나죠."
리더가 절차를 거론할 때가 한 가지, 그리고 직원들 스스로가 솔직하게 의견을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이 또 한 가지이다. 애플은 이런 식으로 돌아간다. 전직 애플 디자이너이자 현재 뉴욕에서 80/20을 운영하고 있는 앤드류 보롭스키(andrew Borovsky)의 말이다.
"디자인에 대해 말단 직원들도 경영진과 직접 피드백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보통의 경우는 긍정적인 답변이 나오거나, 아니면 그런 멍청한 짓을 그만 두라는 반응을 얻죠."
또한 책임성이야말로 애플 전체에 퍼져 있다. 애플에는 누가 무엇을 맡고 있는지에 대한 혼란함이 전혀 없으며, 심지어 애플 내부 용어로서 그러한 책임감을 가리키는 단어가 따로 있다. "DRI"이다. DRI는 직접적으로 책임을 가진 개인(directly responsible individual)을 뜻한다. 회의 때에는 보통 DRI의 이름이 어젠다에 등장하기 때문에 누가 무엇을 맡고 있는지 모두들 알고 있다. 한 전직 직원의 말이다.
"실제 회의에 항상 명부가 등장합니다. 각 임무에 누가 DRI인지 일일이 표시되어 있죠."
누군가 어떤 프로젝트의 누구를 연락해야 하는지 묻는다면 애플 내부에서는 으레 이렇게 묻는다. "누가 거기에서 DRI이죠?"
단순함이야말로 애플 조직 구조의 핵심이다. 조직도(아래 그림)를 봐도 상당히 직관적이다. 다른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점선이나 책임관계표가 전혀 아니다. 일단 애플 내부에는 위원회라는 것이 없다. 일반적인 조직 관리의 개념도 없다. "P&L", 즉 이윤과 손실로 나타나게 될 비용이나 지출을 관장하는 CFO가 한 명 있을 뿐이다. 이 조직도는 애플이 다른 기업과 상당히 다르다는 점을 나타낸다. 기업 대부분은 이윤과 손실을 경영자 책임성의 궁극적인 결과로 여긴다. 하지만 애플에서 이윤과 손실은 재무 책임자만 신경쓰는, 회사의 일부일 뿐이다. 그 결과, 명령과 통제 구조 하에서, 아이디어를 하향식이 아니라 상향식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잡스는 경쟁자와 애플의 접근방식이 이렇게 다르다고 종종 언급한다.

APPLE'S CORE


전통적이지 않은 기업의 전통적이지 않은 조직도이다. CEO 잡스는 모두의 중앙을 차지한다.


애플 내 모든 결정자들은 스티브 잡스와 가까이에 위치한다. 긴밀하게 통합되고 오랫동안 잡스를 보좌한 팀을 통해, 잡스는 모든 상황을 빠르게 알아낸다. 잡스는 또한 중대한 프로젝트를 핵심 직원들과 같이 하기 위해 내외 직원들과 주기적으로 접촉한다. 이 조직도에 애플의 모든 관리자들이 있지는 않다. 애플이 공개하는 정보에는 제한이 따르게 마련이다.
가령 그는 소니가 아이포드를 만든다면, 너무나 많은 부서가 필요하리라 말한 적이 있다. 잡스의 방식은 어떤 관측자가 평했듯, 단일한 팀으로 이뤄진다.
"부서가 많다고 시너지가 생기지 않습니다."
애플에 있어서 결과란 크기와 상관 없이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다. 한 전임 관리자는 이 접근 방식이 "끊임 없는 오류 수정"이라 말했다.
"경영팀이 방향 변화를 결정내리면, 곧바로 변화가 이뤄집니다. 웅장한 대전략이 바로 이런 방식이라고들 생각하지만 그것까지는 아니죠."
애플의 경영진은 제품 출시 48시간 전에도 얼마든지 가격을 바꾼다고 알려져 있다. 아이폰용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어하는 써드파티 개발자를 만족시키기 위한 앱스토어까지 예상치는 않았다가 재빠르게 대처할 때도 있었다. 괜찮은 아이디어다 싶으면 그렇게 한다.
한 번에 몇 가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애플 최대의 강점 중 하나다. 그런데 3,200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큰 기업체에서는 이렇게 하지 못한다. 신생 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다. 애플 내부에서는, "그렇다"만큼 "안 된다"의 답변도 대단히 중요하다. 최근 애플을 떠난 한 간부의 말이다.
"스티브는 선택의 중요성을 반복해서 말하곤 합니다."
정말일까? 아마도. 애플 크기만한 기업 중에서는 거의 없을 테고, 크기가 작다 하더라도 애플만큼 오랜 기간동안 몇 가지만 집중할 수 있는 기업도 흔치 않다.
이러한 독특한 접근방식을 융합시키는 이는 잡스 그 자신이다. 그런데 그가 구조화시킨 방법은 그가 특별히 관여하지 않고 있을 때조차도 그의 생각을 반영하는 식으로 돌아갈 정도가 되었다. (이 점이 중요하다.) 한 내부 직원은 이런 말을 했다.
"스티브가 뭘 원하는지 회사 직원 아무나 붙잡아 놓고 물어보세요. 해답이 나올 겁니다. 90%는 스티브를 만난 적도 없을 테지만요."

애플 본사는 여섯 개의 빌딩으로 이뤄져 있다. 단, 아이튠스 사업부의 경우 근처에 좀 떨어져 있다.

왼쪽 위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부, 아래는 간부진 빌딩, 위는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오른쪽 위는 타운홀/강당이다. 오른쪽 아래는 영업, 아래에 위치한 빌딩은 하드웨어/엔지니어링 사업부이다.

스티브 잡스를 틀림 없이 만나는, 작은 그룹도 존재한다. 톱 100(Top 100)이라 불리는 이들이다. 잡스는 이들 100명과 함께 매년 3일짜리 강도 높은 연찬회를 개최한다. 이 톱 100에서 이뤄지는 모든 일은 비밀이다. (아예 톱 100의 존재부터가 비밀이다.) 연찬회 참여자는 심지어 달력에 표시하지도 말 것을 명령받는다. 참여를 논의하는 것 또한 내부적으로도 안 된다. 연찬회 참석 또한 애플에서 제공하는 버스로 애플 본부에서 출발해야 하며, 자가 운전은 금지된다. 연찬회는 캘리포니아 샌터크루즈에 있는 Chaminade 리조트 & 스파와 같은 곳에서 열린다. 좋은 음식이 있되, 골프 코스는 없어야 한다는 잡스의 요구사항을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심지어 애플은 회의실에 전자장비를 제거하여 경쟁사들의 스파이도 차단시킨다.
이 톱 100 연찬회는 잡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경영관리 수단이다. 잡스와 핵심 인사들은 이 연찬회를 이용하여 애플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알릴 중요한, 극도로 중요한 그룹을 만들기도 한다. 연찬회 무대에서 잡스는 자신의 비전을 애플의 차세대 리더들과 나눈다. 즉, 톱 100 연찬회는 전략적인 측면이 있는 동시에, 회사 내 전통을 만들어 보는 작업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이 연찬회의 시작은 잡스가 개인적으로 맡는다. 여느 때의 제품 발표회만큼이나 잘 짜여진 각 세션도 곧 시작하는데, 이 프리젠테이션을 맡은 간부들은 상당히 고역이다. 한 전임 전무의 말이다.
"톱 100은 10명에게는 정말 끔찍스런 경험입니다. 나머지 90명에게는 인생 최고의 날일 수도 있겠지만요."
잡스는 톱 100을 이용해서 중대한 구상을 밝히기도 한다.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애플에 있었으며 지금도 애플 간부들과 친하게 지내는 마이크 제인스(Mike Janes)의 말이다.
"제가 톱 100에 있을 때 스티브는 아이포드를 선보였었습니다. 소수로 짜여진 팀 말고는 애플 내 아무도 모르고 있었어요."
톱 100의 지명은 잡스가 하며, 명예일 뿐만 아니라 지위 고하가 상관이 없다. 잡스는 회사 내 그룹을 하나의 비밀회의처럼 만들고 싶어하진 않는다. 몇 년 전 본지와 인터뷰에서 잡스는 이렇게 말했다.
"최고의 인재 100명과 일하는 것이 제 임무입니다. 이들 모두가 상무일 필요는 없죠. 핵심 인력일 뿐인 사람도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아이디어를 100명 사이에서 돌리는 것이 제 일이죠."
잡스는 개인적으로 이 100명의 중요성을 대단히 높게 사고 있다. 한 전임 중역에 따르면, "만약 스티브가 회사를 다시 만들고자 한다면, 이들 100명을 끌고 나가서 만들 겁니다."
톱 100의 이름이 공공연하게 나돌지는 않지만, 촉복받은 이들의 존재는 애플 내부의 계급을 드러낸다 할 수 있다. 톱 100 명단은 영구적이지가 않으며, 잡스의 변덕에 따라 일 년 뒤에는 명단에서 제외될 수도 있다. 하지만 100위에서 떨어지게 되는 것은 상당히 치욕적이다. 이 100명이 떠난 뒤의 애플 본부에서는 수다가 시작된다. 참가하지 못 했던 직원들의 말이다.
"톱 100 준비를 마치고 나면, 우리 나름대로 바닥(Bottom) 100 오찬을 갖자고 농담하곤 합니다."
"어디로 갈지 우리는 몰라야 하죠. 하지만 우리 모두 알고 있었어요."
애플의 나이는 35세이다. 실리콘 밸리 기업 수준치고는 상당히 성숙한 회사이며, 아직도 신생기업의 분위기가 남아 있다. 반바지에 샌들, 바보같이 꾸며 높은 책상은 많지 않지만, 그런 면에서 보면 구글의 분위기는 다르다. 구글은 파자마를 입은 채로 돌아다니면서 무엇이든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애플에서는 공짜 식사가 없다. (물론 식사는 보조금이 지급되며, 일반적으로 맛이 좋다.)
또한 애플은 대단히 중요한 프로젝트에 소수만 투입하는 등, 의식적으로 신생기업처럼 행동하려 노력한다. 가령 아이패드용 사파리 브라우저 코드를 작성한 프로그래머는 단 두 명이었다. 2010년 한 기술 컨퍼런스에서 인터뷰를 가졌던 잡스는 이렇게 말했다. 당시 기술 논쟁에 대한 답변이었다.
"애플에는 인력과 자금이 별로 없습니다. 우리가 성공하는 이유는, 대단히 신중하게 올라 탈 말을 고르기 때문이죠."
말 그대로만 보면 터무니 없다. 예전의 애플은 반항적인 문화를 뿌리며,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지만 현재의 애플은 660억 달러의 현금보유고를 가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애플은 공세적인 신생기업처럼 행동하고 있다. 한 전임 중역의 말이다.
"언제나 인력과 자금갖고 싸우죠. 우리가 얼마나 요구하는지, 스티브와 팀은 확실히 알고 싶어합니다."
애플 내부인들은 자원의 희소성이 예산보다는 중대한 일을 맡을 만한 적절한 인물 찾기에 더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한 번 애플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지출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한 번은 애플이 최신 아이무비 소프트웨어용 트레일러 사운드트랙을 녹음하기 위해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계약을 맺었던 적이 있었다. 몇 년 전, 애플은 시연용 결혼식 영상을 찍으라고 하와이로 직원들을 보냈다. 다른 각도에서도 영상을 찍기 위해, 그 다음에는 샌프란시스코의 한 교회에서도 결혼식을 찍었는데, 여기서 직원들은 약혼자와 혼객 역할을 다 해야 했다.
애플에서 업무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하다. 스스로의 광고 캠페인처럼 애플은 사업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통적인 사업기회를 무시하지도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 현금화시키지 않은 부분을 찾으려 노력해서 무엇을 할지 정합니다. 애플은 정 반대이죠. 훌륭한 제품을 먼저 생각한 다음, 팝니다. 프로토타입과 시연이 언제나 스프레드쉬트보다 먼저 나오죠."
특화는 애플의 규범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애플 직원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에만 집중한다. 가령 애플 온라인 스토어를 관장하는 제니퍼 베일리(Jennifer Bailey)는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 올라가는 사진에 대해서는 권한이 전혀 없다. 온라인 스토어만이 아니라 애플 내에 올라가는 모든 사진을, 회사 전반적으로 그래픽 아트부에서 관장하기 때문이다. 애플의 소매담당 총 책임자인 론 존슨(Ron Johnson) 또한 자기 소매점의 재고까지 관리하지는 않는다. 재고는 팀 쿡의 담당이다. (물론 존슨은 그 외에도 할 일이 매우 많다. 장소 물색이나 스토어 내부의 서비스, 스토어 설계는 그의 책임이다.)


북경 애플스토어(위쪽)와 파리 애플스토어(아래쪽)은 소매담당 책임자인 론 존슨이 맡고 있지만, 각 상점의 재고관리 책임자는 팀 쿡이다.
잡스는 특화를 모든 역할에 최고로 알맞는 직원들을 배치시키는 과정으로 간주하며, 이러한 관리 명목의 프로세스를 빠르게 구축하고 싶어 한다. 마이크 제인스의 말이다.
"스티브라면 일반적인 인력 관리 구조는 헛소리라 몰아치겠죠. 하나의 영지를 만들어주는 꼴이니까요."
그래서 잡스는 눈에 띄는 인재들을 간부회의 때 손님으로 초대한다. 의사결정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다재다능한 간부들이 의사결정을 이루는 제너럴 일렉트릭과 같은 기업하고는 정 반대이다.
그러한 엄숙함과 잡스가 언제 불러낼지 모른다는 공포. 이 두 가지가 애플을 견디기 힘든 직장으로 만든다. 하지만 채용관련자들의 말에 따르면 한 번 애플에 갔다가 다시 나오는 경우는 낮다고 한다. 엔지니어 고용때문에 애플과 접촉을 자주 한 한 헤드헌터의 말이다.
"정말 믿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애플은 행복한 일터입니다. 애플의 임무를 믿기 때문에 애플에 들어가서 일하죠. 설사 개인적으로는 행복하지 않다고 해도요. 사실 아이일 때 첫 번째 맥을 갖게 된 이후로 애플에서 일해보는 것을 꿈꿔 온 평직원들이 많이 있어요. 애플에서 애플 제품을 갖고 일한다. 정말 여간내기가 아니죠. 마술같은 일입니다."
전임 애플 디자이너였던 앤드류 볼롭스키의 말이다.
"그래도 일하기 정말 힘든 곳인 점은 사실입니다."
전직 제품관리 간부의 말도 비슷하다.
"애플의 입장은 '너는 지금 세계 최고로 멋진 제품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식이거든요. '입닥치고 일이나 해라. 그럼 머물게 되리라.'이기도 하죠."
그동안 스티브 잡스는 인력관리 부서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다. 두 번째 병가를 떠나기 직전인 3년 전, 잡스는 예일대학교 경영대 학장인 조엘 포돌니(Joel Podolny)를 고용해서 애플 대학(Apple University)를 이끌도록 했었다. 경영학에서 알아주는 인재가 포돌니 교수다. 그런데 그가 애플에 입사하고 나서, 말 그대로 그는 사라져버렸다. 심지어 애플 내부 인력관리 상무가 포돌니인지 알아차리는 사람들도 없을 정도였다.
사실 포돌니는 그동안 대단히 바뻤으며, 잡스 이후의 애플에 대한 프로젝트를 작업해 오고 있었다. 포돌니는 잡스의 지시대로 저명한 하버드 대 경영학자이자 앤디 그로브(andy Grove)의 평전 작가이기도 한 리차드 테들로(Richard Tedlow)와 같은 외부인들을 모아서 팀을 만들었다. 지식인들로 이뤄진 이 팀은 애플의 최근 역사와 같은 중대한 결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대한 내부적인 연구작업을 작성하고 있다. 사실 이런 작업이야말로 경영대학원에서 하는 일이다. 이번 경우 애플 자신이 대상자이자 작업자라는 점만 다르지만 말이다. 팀 쿡과 론 존슨과 같은 최고 간부들이 중국 내 아이폰 제조업체 선정이나 애플스토어 설립과 같은 주제와 같은 사례들을 이들에게 직접 가르치고 있다. 경영팀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구조화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그렇다면 잡스가 더 이상 애플에 오지 않을 시기를 잡스가 적절하게 준비했는지와 상관 없는 의문이 생겨난다. 아마 대답하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잡스를 개인적으로 아는 한 소식통에 따르면, 잡스는 자신의 독재를 인정하되, 그런 독재력을 휘두르는 사람이 자기만이 아니라 주장한다고 한다. 그의 말이다.
"단세포식 조직은 전혀 흥미롭지 않다고 하더군요. 애플은 복잡한 다세포식 조직입니다."
잡스가 떠나면 애플이 살아남지 못 하리라 믿는 이들은 다세포식 조직도 아마 믿지 않을 것이다. 애플이 실제로 다세포 조직일 수는 있겠지만 생명의 기반은 역시 잡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모두 의견의 영역일 따름이다. 잡스 스스로는 애플을 자기가 없을 때도 살아남을 수 있게 해 놓았다고 믿고 있다. 항상 즐겁지는 않더라도 애플의 문화를 여러 모로 만들어냈고, 자신의 방식을 내부화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잡스는 자신의 가르침을 모아서 적절하게 보존한 다음에, 애플의 다음 세대 지도자들이 자신의 가르침을 갖고 활용할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구세주만이 할 수 있는 일 아니던가.
Report by Doris Burke
How Apple works: Inside the world's biggest startup - Fortune Tech

위민복님이 번역한 글입니다.

http://kmug.co.kr/board/zboard.php?id=column&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2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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