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크래프터스페이스를 통해 발행한 NFT 목록. /사진=크래프터스페이스 홈페이지 캡처
명품시계를 구입하면 정품 인증서를 받는다. 소유권자가 인증서를 가진 원구매자라는 점과 시계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소유권 인증서를 블록체인 세상에서는 대체불가토큰(NFT)이라 부른다. 지난해 부터 NFT 열풍이 불고있다. NFT 분석 사이트 논펀지블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NFT 판매량은 2741만건으로 전년 대비 무려 1836%나 급증했다.
누구나 NFT를 만들고 거래할 수 있어 사진·그림·영상 등을 직접 민팅(Minting 'NFT 발행'을 의미)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NFT는 어떻게 발행되고 팔리는 걸까. 문외한인 기자가 관련업체의 도움을 받아 직접 NFT 민팅을 체험해봤다.
1분만에 NFT '뚝딱'…민팅, 너무 쉽잖아?NFT로 만들고 싶은 대상물만 있다면 누구나 제약 없이 자신만의 NFT를 가질 수 있다. 기자는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지난해 5월 출시한 NFT 발행 서비스 '크래프터스페이스'를 활용했다. 별도 수수료(가스비) 없이 무료로 NFT 발행이 가능하고 절차도 복잡하지 않아 손쉽게 민팅이 가능했다.
민팅을 하려면 먼저 웹브라우저용 지갑이 필요하다. 그라운드X의 가상화폐 지갑 서비스 카이카스(Kaikas) 계정을 먼저 만들었다. 카이카스 계정을 크래프터스페이스와 연결하고 홈페이지 회원가입까지 마치면 '나만의 NFT'를 하루 10개 한도로 발행할 수 있다.
기자가 크래프터스페이스를 통해 발행한 NFT가 다른 NFT와 함께 홈페이지에 전시된 모습. /사진=크래프터스페이스 홈페이지 캡처발행 방법은 간단하다. 첫 화면 왼쪽 상단 'NFT 발행하기' 버튼을 눌러 NFT에 넣을 이미지나 영상 파일을 업로드하면 된다. 기자는 지난해 9월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한 저녁 하늘과 경복궁 사진 등 평소 소중하게 생각한 이미지 8개를 NFT로 업로드했다. 파일을 올리고 어울리는 배경색을 고른 뒤 이름·설명·발행량 등을 입력했다. 발행하기 버튼을 누르니 처음으로 NFT가 생성됐다. NFT 발행에는 개당 1분 정도 소요됐고 홈페이지 전체 리스트에 다른 NFT와 함께 전시됐다. 직접 제작한 디지털 그림이나 반려묘가 담긴 영상 등 다양한 NFT가 눈에 띈다. 지난해 5월 서비스 출시 이후 1일 오후 5시까지 발행된 NFT 개수는 총 11만5838개였다. 벌써 수많은 이들이 NFT 발행, 소유자가 된 것이다.
발행 옵션 중에는 '프로퍼티' '레벨' '상태'라는 3가지 옵션이 있다. 해당 옵션은 크래프터스페이스와 연동되는 세계최대 NFT 거래소 '오픈씨'(OpenSea)에서도 확인 가능하며 각각 NFT의 속성과 희귀성, 발행 순서를 의미한다. 가령 신발 사진으로 NFT를 발행하면 프로퍼티에 따로 추가하고 싶은 부가 정보를 넣을 수 있다. 레벨에는 자신이 발행한 신발 NFT가 이전에 발행했던 전체 NFT 중 몇 개인지 기재해 NFT의 희귀성을 설명하면 된다. 상태 옵션은 총 100개의 NFT를 발행했다고 가정했을 때 이번에 발행하는 NFT는 그 중 몇 번째인지 순서를 알려준다.
기자가 크래프터스페이스를 통해 발행한 NFT 중 1개를 NFT 거래소 '오픈씨'(OpenSea)에 업로드 하는 모습. /사진=오픈씨(OpenSea) 홈페이지 캡처판매를 하고 싶다면 오픈씨에 접속해야 했다. 홈페이지 오른쪽 상단 프로필을 클릭하자 연결 가능한 가상화폐 지갑 목록이 나왔다. 이 중 카이카스를 선택하면 '서비스 연결 요청' 안내 창이 뜨는데 연결을 눌러 크래프터스페이스에 발행한 NFT를 연동할 수 있다. 연동된 NFT 목록에 들어가 '판매'(Sell)를 클릭하자 발행량과 판매 기간 등을 설정할 수 있었다. 이렇게 발행된 NFT는 오픈씨 홈페이지를 통해 거래된다. 오픈씨에서 자체적으로 NFT를 만들어 바로 판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초간단' NFT 민팅…무법지대 속 허점도그러나 손쉽게 NFT를 만들 수 만큼 허점도 드러나고 있다. 무분별한 발행으로 저작권이 침해돼 NFT 가치에 타격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8월, 영국의 그래피티 작가 뱅크시(Banksy)를 사칭한 가짜 NFT 작품이 24만4000파운드(약 3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판매자는 수수료 명목의 5000파운드(약 795만원)를 제외한 금액을 돌려줬지만, NFT의 무분별한 발행과 유통의 허점이 드러난 사례였다.
이에 NFT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확장되기 위해선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면서 NFT를 무분별하게 발행하는 사례가 많지만 이를 관리할 시스템이 미비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NFT 발행은 굉장히 쉬운 반면 NFT의 제도적 인프라와 기술적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며 "원저작자 몰래 NFT를 제조해 팔거나 카피본이 나오기 쉬운 구조다. 소비자는 자신이 구매한 NFT와 연계되는 기초자산의 법적 권리를 다 갖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짚었다.
이어 "최근 부동산 NFT가 이슈인데, 블록체인 속에 있는 NFT 특성상 그 안에서 소유권 변경이 있어도 실제 외부 등기소의 소유권까지 함께 바뀌는 건 아니다"라며 "네트워크와 외부 정보가 거의 동시에 연동되는 시스템이 형성돼야 NFT가 계속 자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08/0004727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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