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2차 대전, GPU 전쟁

작년이 스마트폰 시장이 활짝 피어났다면 올해는 태블릿이 바통을 이어받을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미 CES2011과 MWC2011에서 나타난 것처럼 이미 준비된 모델만 하더라도 100여종에 이르고 애플을 비롯해 삼성전자, LG전자, 모토로라, 림 등 주요 기업이 모두 신제품을 내놨거나 준비중이다.

실제 태블릿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만만치 않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넷북이다. IT시장조사기관 한국IDC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국내 넷북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54% 감소한 7만 4,620여대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와이브로 결합 태블릿과 고사양 노트북이 출시되어 있어 넷북의 차별점을 잃어버렸다는 것이 한국IDC 권상준 연구원의 분석이다.

모토로라 줌

2011년 태블릿 시장을 이끌 주요 제품을 꼽으면 아이패드2와 갤럭시탭 10.1, 그리고 모토로라 줌을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모두 각 업체를 대표하는 제품이면서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델로 꼽히기 때문. 아이패드2는 전체 태블릿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갤럭시탭2와 줌은 그 뒤를 추격하는 모양새다.

갤럭시탭2를 제외하면 아이패드2와 줌은 이미 시장에 출시되어 있는 상태. 재미있는 사실은 각 태블릿의 GPU가 서로 다르다는 점이다. 차세대 태블릿 시장 구도가 ‘아이패드 VS 안드로이드 태블릿’ 구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 제품의 스펙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갈 수밖에 없고 스마트폰과 달리 화면이 더 크므로 그래픽 성능은 제품을 구입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쓰이는 GPU는 크게 ARM 말리와 이매지네이션 파워VR 시리즈, 그리고 엔비디아 테그라2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태블릿에서는 파워VR 시리즈와 테그라2가 주로 쓰이는데, 아이패드는 전통적으로 파워VR 시리즈를 썼고 안드로이드 태블릿 진영은 지포스가 기본이다. 안드로이드 태블릿, 그러니까 갤럭시탭 10.1과 줌의 주요 부품이 같은 이유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태블릿 사양을 엔비디아 테그라2로 고정시켰기 때문이다.

쉽게 풀면 아이패드와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GPU 성능은 사실상 파워VR 시리즈와 테그라2의 대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PU 아키텍처의 경우 모두 ARM 듀얼코어(코어텍스 A9)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애플 아이패드2

아이패드2는 A5 프로세서를 사용하고 있고 파워VR SGX543MP2 GPU가 내장되어 있다고 알려졌다. 애플은 아이패드2를 발표하면서 아이패드2의 그래픽 성능이 기존보다 9배 가량 높아졌다고 설명했는데 파워VR SGX543MP2는 이론적(4코어, 600MHz 기준)으로 초당 1억 3,300만 폴리곤, 초당 40억 픽셀 연산이 가능하다.

아이패드2에 내장된 파워VR SGX543MP2는 듀얼코어에 900MHz로 작동하므로 이론적인 성능보다 약간 낮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면 갤럭시S에 쓰인 파워VR SGX540의 초당 2,800만 폴리곤, 초당 1억 픽셀 연산과 비교해 훨씬 높은 수치다.

이와 달리 테그라2는 자세한 스펙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다만 해외 벤치마크 사이트에 따르면 퀘이크를 실행시켰을 때 넥서스원이 100 정도의 성능을 발휘한다면 테그라2는 388을 기록했다고. 3배 가량 높은 수치인 셈이다.

그렇다면 아이패드2와 갤럭시탭 10.1, 줌의 GPU 성능을 비교하면? 모바일 기기 GPU 성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GL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초당 게임 프레임 수에서 아이패드2(해상도 1,024×768)는 57.6을 기록했고 줌(해상도 1,280×800)은 26.7을 나타냈다. 줌의 해상도가 아이패드2보다 다소 높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아이패드2에 무게가 조금 더 쏠린다.

다만 변수는 GPU 최적화다. 아이패드는 이미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어 있고 그만큼 개발자도 많다. 최적화가 충분히 되어 있다는 말이다. 후발주자인 안드로이드 태블릿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반대로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제조사가 다양해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은 것이 장점이다.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

이수환 기자 shulee@ebuzz.co.kr | 2011-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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