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업계가 더머지 소식으로 가득하다. 더머지란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합의 알고리듬을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업그레이드다.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지난 6일(현지시간) 더머지의 첫 단계인 벨라트릭스 업그레이드를 완료했고, 10일 더머지 테스트인 섀도 포크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제 오는 15일 진행될 파리 업그레이드만 남았다.
파리 업그레이드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누적 난이도인 터미널 총 난이도(TTD)가 587해5000경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실행된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더머지 실행 시점을 15일로 예측한다. 대략 한국시간으로 15일 오후 2~4시 사이로 예상된다.
이렇게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준비하고 있는 이더리움은 이더리움 재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개발자와 밸리데이터가 네트워크를 운용하고 발전시킨다. 국내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이자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밸리데이터로 참여하고 있는 DSRV는 8일 패리토시 자얀티 이더리움 재단 개발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패리토시 자얀티는 이더리움 재단에서 데브옵스(개발 운영) 팀 소속으로 더머지 업그레이드를 담당하고 있다. 패리토시 자얀티는 지난해 알테어 업그레이드 출시를 시작으로 더머지 테스트넷 관련 업무를 맡고 있다.
패리토시 자얀티는 이날 이더리움의 탈중앙화를 강조했다.
패리토시 자얀티는 “한 클라이언트의 버그가 네트워크 전체에 퍼지는 걸 막기 위해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활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패리토시 자얀티는 또한 더머지 이후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더 환경친화적으로 되고 보안성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더머지 이후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가상자산인 ETH(이더리움) 발행량이 대폭 감소하면서 네트워크의 인플레이션율도 감소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아래는 DSRV와 패리토시 자얀티 이더리움 재단 개발자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핵심 업그레이드인 더머지,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가?
“더머지는 지금까지의 이더리움 업그레이드 중 가장 복잡한 작업이다. 함께 작업해야 하는 새로운 모듈식의 부품을 도입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는 체인 중단 없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업그레이드하길 원했고 이러한 점이 업그레이드의 난도를 상당히 높였다.”
-더머지의 성공·실패 여부는 어떻게 판단하나?
“▲블록 제안 비율 ▲증명(attestation) 참여 비율 ▲동기화 위원회 총 참여율을 통해 더머지 성공과 실패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더머지가 완료되고 이러한 수치들이 안정적이라면 성공한 것이다.”
-만일 더머지가 실패한다면 체인을 그 이전(작업증명)으로 되돌릴 계획도 있나?
“없다. 일단 더머지가 실행되면 그걸 다시 되돌릴 방법은 없다. 더머지 이후 문제가 발견된다면 그건 더머지가 완료된 지분증명 환경에서 수정될 것이다.”
-더머지 이전에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
“테스트는 대부분 다양한 환경에서 클라이언트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모든 상황을 가정할 수는 없지만 (더머지 이후 메인넷에서) 일어날 수 있는 대부분의 상황을 가정하고 거기서 네트워크가 적절히 복구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뒀다.”
-더머지 이전 테스트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다양한 클라이언트 팀들 간 조정 작업이다. 구체적인 사항들이 계속해서 변하기 때문에 그러한 조정 작업이 아주 어려웠다. 우리는 사양과 클라이언트 중 하나를 계속해서 업데이트했다. 하지만 탈중앙화된 구조에서 이러한 사항들을 모두 동기화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더머지 테스트 과정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킨쓰기 테스트넷에서 일어난 일이 있다. 당시 마리우스 반 더 위든 개발자가 (테스트를 위해 의도적으로) 퍼징(예상 범주에서 벗어나 무작위로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으로 유효하지 않은 블록을 만든 적이 있다.
이에 따라 다양한 클라이언트들이 문제를 겪었고 결국 네트워크 내 블록 대다수가 완결되지 못하고 포크됐다.
약 일주일이 지난 후에 문제를 찾아 네트워크를 패치하고 안정성을 확보했던 기억이 있다.”
-더머지 과정에는 라이트하우스, 고이더리움(Geth), 프리즘, 님부스, 테쿠 등 다양한 실행 레이어(EL)와 합의 레이어(CL) 클라이언트가 있다. 왜 이렇게 많은 클라이언트를 활용하는 게 중요한가?
EL: 작업증명 기반의 기존 이더리움 메인넷으로 더머지 이후에는 CL로 통합돼 수수료 등을 처리한다.
CL: ‘비콘체인’으로 불리는 지분증명 기반 체인으로 더머지 이후에는 블록 생성을 담당한다.
“우린 한 클라이언트에서 버그가 발생하면 그게 네트워크 전체에 퍼지는 걸 피하고 싶다. 다양한 클라이언트를 보유하면 한 클라이언트에서 발생한 버그가 네트워크 전체에 퍼지는 걸 막을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클라이언트는 각자 다른 목적을 가지고 구축됐다. 어떤 클라이언트는 저전력 장치를 위해, 다른 클라이언트는 기업을 위해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이더리움 네트워크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동시에 공급할 수 있고, 보안성도 높일 수 있다.”
-더머지는 준비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고된 작업이다. 지분 증명 합의 알고리듬으로 네트워크를 전환하는 이 작업이 이러한 노력을 들일 만큼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더머지 이후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갖게 될 이점 중 가장 저평가된 부분은 모듈식의 구성이 실현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우리는 개발자 팀들과 도전적인 업그레이드를 실행할 수 있다.
또 지분 증명 합의 알고리듬으로 전환하면,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보안성은 올라간다. 그리고 탄소 발자국과 탄소 비용도 훨씬 낮아진다. 이렇게 윈윈하는 업그레이드라면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더라도 이행할 가치가 있다.”
-더머지 이후 ETH의 인플레이션율은 변할까?
“변한다. ETH의 발행률은 더머지 이후 크게 줄어들 것이다.”
-더머지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난이도 폭탄 업그레이드가 있었다. 이를 통해 채굴자들이 채굴을 포기하게끔 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이런 업그레이드와 관계없이 채굴자들이 난이도 폭탄을 비활성화하고 작업증명 기반 체인에서 채굴을 계속하는 게 가능한가?
(*난이도 폭탄: 채굴의 난도를 높여 블록을 검증하는 채굴자의 채굴을 어렵게 만드는 것으로 PoW 수요를 자연스레 줄이기 위한 유인책으로 평가된다.)
“난이도 폭탄을 통해 개발자들은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업그레이드를 출시하고 채굴자들은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를 따라가게 하려고 했다. 이러한 작업은 더머지와 함께 더 확산할 예정이다.
물론 만일 채굴자가 더머지 이후 이더리움 네트워크로부터 포크를 통해 새로운 체인은 만들고 거기서 난이도 폭탄을 비활성화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작업은 클라이언트가 포크된 사항을 유지해야 하고 또 커뮤니티에 새로운 체인을 인식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다른 문제들을 유발할 수 있다.”
DSRV는 국내 블록체인 인프라 회사로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밸리데이터로 참여하고 있다.
8일 기준 이더리움 리퀴드 스테이킹 프로토콜인 리도를 통해 7391개의 밸리데이터 노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약 42만 개의 이더리움 전체 밸리데이터 노드 중 1.7%에 해당하는 수치다.
DSRV는 이더리움 네트워크의 두 번의 테스트넷 섀도 포크와 일곱 번의 메인넷 섀도 포크에 참여하며 이더리움 재단과 더머지를 준비했다.
DSRV의 더머지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을 듣고 싶다면 아래 영상으로.
출처 : 코인데스크 코리아 (http://www.coindeskkorea.com/news/articleView.html?idxno=8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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