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오원석 | 2011. 03. 30
윈도우폰7의 장밋빛 전망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미국 현지시각으로 3월29일 2015년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 시장 전망을 발표했다. IDC가 발표한 자료에서 윈도우폰7은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 시장 점유율에서 2위로 뛰어오른다.
IDC 자료를 보면 2015년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다. 전체 시장의 45.4%를 점유하며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 시장을 독식할 것으로 IDC는 내다봤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IDC가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 윈도우폰7이다. 윈도우폰7은 2015년, 전체 시장의 20.9%를 차지하며 2위로 기록될 전망이다. 같은 자료에 나와 있는 2011년 말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 시장 예상 수치에서는 심비안이 20.9%를 차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2015년에는 심비안이 갖고 있던 시장이 윈도우폰7으로 완전히 대체되는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오범(OVUM)도 IDC와 비슷한 자료를 내놨다. 오범이 3월25일 발표한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 예상 점유율 자료를 보면 윈도우폰7은 3위를 기록한다. 오범은 2016년까지 윈도우폰7이 17.2%의 시장점유율을 보여 17.5%를 차지하는 애플 iOS에 근소한 차이로 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출처: 오범(OVUM), 블로터닷넷 재구성
윈도우7의 약진은 특히 아시아 태평양지역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됐다. 오범은 2016년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는 윈도우폰7이 22%의 시장을 가져갈 것으로 내다봤다. 안드로이드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셈이다. iOS의 점유율은 19%에 그쳐 윈도우폰7에 이어 3위로 밀려난다고 IDC는 전망했다.
각종 시장조사기관에서 윈도우폰7 운영체제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전략적인 제휴를 발표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세계 최대 휴대폰 제조업체를 등에 업고 윈도우폰7이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출처: 가트너
2010년 9월,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발표한 모바일 기기 운영체제 시장전망 자료와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MS가 노키아와 제휴를 선언한 시점이 2011년 2월 11일이다. 가트너의 자료는 MS가 노키아와 제휴를 맺겠다고 발표하기 이전 자료다.
가트너의 2010년 9월 발표에 따르면 2014년 윈도우폰7 운영체제의 시장 점유율은 3.9%로 심비안(30.2%), 안드로이드(29.6%), 림 블랙베리(11.7%)에 이어 4위에 지나지 않는다. 여러 시장조사기관이 노키아와 MS가 제휴를 맺은 것을 윈도우폰7이 도약할 기회라고 평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현재 노키아는 자체 운영체제인 심비안 사업 비중을 줄이고 있다. 윈도우폰7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라몬 라마스 IDC 연구원은 “MS와 노키아의 제휴는 노키아가 가진 하드웨어와 윈도우폰7의 차별화된 플랫폼이 결합하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2015년이 되면 윈도우폰7이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에서 2위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제는 현재 윈도우폰7이 딱히 보여준 게 없다는 점이다. 삼성전자, LG전자, HTC 등 제조업체에서 윈도우폰7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만들고 있지만 아직 안드로이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MS는 이 같은 전망을 반기는 분위기다. 노키아가 앞으로 생산하는 거의 모든 스마트폰에 윈도우폰7을 탑재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충분히 선전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하고 있다. iOS는 ‘원 디바이스 원 플랫폼’ 정책으로 현재 시장 점유율에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달리 윈도우폰7은 노키아뿐만 아니라 많은 제조업체가 선택할 수 있는 운영체제다.
심비안 운영체제는 하이엔드급 스마트폰 지원이 어려웠다. 윈도우폰7은 다양한 성능의 스마트폰으로 기업 시장과 일반 사용자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겠다는 전략이다. 서진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모바일담당 부장은 “노키아의 하드웨어 제조 능력과 윈도우폰7의 소프트웨어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며 기업시장과 일반 사용자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운영체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윈도우폰7이 이렇게 두드러지게 발전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로 유지보수가 편리하다는 점이 꼽히기도 했다. 한인규 한국 IDC 책임연구원은 “단말기 제조업체와 통신사 관점에서 보면 안드로이드는 유지보수비용이 많이 드는 운영체제”라며 “윈도우폰7은 유지보수 면에서 안드로이드폰보다 유리한 측면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달리 윈도우폰7은 판올림과 배포를 모두 MS에서 담당한다. 안드로이드폰은 운영체제 새 버전이 나올 때마다 최적화 작업과 배포에 대한 부담을 개별 제조사가 짊어져야 하지만, 윈도우폰7은 그럴 필요가 없다. 서진호 부장은 “윈도우폰7의 이러한 정책이 제조사, 통신사는 물론 사용자들에게도 장점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윈도우폰7 마켓플레이스에는 약 1만2천개의 앱이 올라와 있으며, 등록된 개발자는 3200명 정도다. 국내에서는 올 하반기에 윈도우폰7 출시와 함께 마켓플레이스도 서비스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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